오늘도 ‘욱 ’ 하셨나요?

전국민 육아멘토 오은영 욱하는 엄마 되지 않으려면

아이가 적절하게 자신의 욕구를 참을 수 있게 되면 육아는 한결 쉬워진다. 아이가 잘 참고 기다려주면 부딪칠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가 욱하지 않는 것이다. 욱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이미 발생한 문제, 앞으로 일어날 문제들이 예방되고 해결된다. 징그럽게 말을 안 듣는데 어떻게 화내지 않고 키우냐고? 할 수 있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욱하는 이유가 실은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욱’의 위험성을 깨닫고, ‘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오은영 박사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말 안 듣는 아이 때문에 하루에 수십 번도 더 욱해요.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인간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잘 발달된 감정이 필요해요. 마음이 편안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하면 행복하다고 느끼죠. 마음이 편안하다는 건 자신의 감정을 잘 소화한다는 의미이거든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등장하는 문제 대부분은 욱하는 감정 조절이 안 되는 데서 비롯된 거예요. ‘욱’은 딱딱하게 뭉진 부정적 감정의 덩어리예요. 그 안에는 짜증, 질투, 분노, 걱정, 화 등 매우 다양한 감정들이 있는데, 쌓이고 쌓이다 못 견뎌 터지는 게 욱이죠. 엄마가 욱하는 이유는 아이가 말을 안 들어서가 아니에요. 그동안 눌러온 여러 부정적인 감정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어른 스스로 풀어야 할 감정문제를 아이에게 표출한 거죠. 스스로 화를 참지 못한다는 걸 인지하고 고쳐야 해요.
 
욱하면 아이에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아이에게 집은 가장 안전한 곳이어야 해요. 부모는 나를 사랑하고 보호해주는 사람이고요. 그런 사람이 가끔 욱하면서 나를 공격하면 아이는 혼란을 겪어요. 사랑도 주고 화도 내니까 동일인물이 맞나 의심하게 되죠. 그러면 불안해져요. 엄마가 잘해줘도 언젠간 날 공격할지 모른다 생각하죠. 욱한다는 건 순간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아이가 예측할 수 없어요. 또다시 부모가 공격할까봐 부모에게서 멀어지고, 멀어지면 외로워지기 때문에 다시 다가가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정서적으로 혼란을 겪게 되죠.
 
‘혼이 나야 올바르게 자란다’,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며 야단을 치거나 체벌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아주 중요한 질문이에요. 아이들은 분명 끊임없이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에요. 하지만 화를 내고 야단을 치면 더 잘 배울 것이라는 건 부모들의 착각이죠. 가르침은 혼내고 화내고 소리 지르는 게 아니에요. 가르침의 기본은 존중이니까요. 엄마가 화를 내면 아이는 두려운 감정부터 느껴요. 그래서 일단 가만있는 것인데, 엄마는 그런 아이를 보며 ‘말을 잘 듣는다’고 생각하죠. 이때 아이들이 품는 생각은 두 가지로 나뉘어요. 첫째는 너무 고통스러워서 빨리 잊는 경우. 엄마가 말해준 가르침도 잊어버리죠. 그런가 하면 분노가 많은 아이가 되기도 해요. 지금은 꼬리를 내리고 있지만 속으로는 ‘내가 크기만 해봐라’ 하는 생각을 하고 있죠. 실제로 어릴 땐 부모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엄마에게 대들면서 방황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죠. 부모가 아이에게 공격자가 되어선 안 돼요. 더 중요한 건 부모의 해결되지 않은 부정적 감정을 아이에게 돌리지 않는 거예요.
 
 
욱하는 감정은 어떻게 표출하는 게 좋을까요
화도 필요한 만큼 표출해야 해요. 감정이 잘 발달된 사람은 부정적인 감정도 잘 표현하죠. 자존심이 상했다, 걱정하고 있다 등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해서 관찰하는 게 중요해요. 욱하는 감정이 솟구치더라도 ‘난 지금 아이를 걱정하기 때문에 화가 나는 거야’ 하고 판단하면 열이 사그라들죠.
 
만약 아이가 참지 못하고 부모에게 욱하는 감정을 표출할 땐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요 아이가 부모와 이야기하다 소리를 버럭 지르고 자기 방문을 꽝 닫고 들어가면 보통은 “야, 나와!” 소리부터 지르잖아요. 방문 열고 들어가 아이에게 화를 내며 훈계하면 실패예요. 옳고 그름을 말해주는 게 아니라 아이의 의견에 수긍해주는 게 중요해요. 어떤 말에 화가 났는지 물어봐주고 감정을 이해해준 다음 화가 사그라들면 그때 가르쳐야 해요. 그러면 아이가 부모에게 안전함을 느끼거든요. 이렇게 되면 사이 좋은 부모자식 관계로 발전할 수 있죠.
 
‘올바른 화내기’란 건 없군요. 그럼 훈육은 무엇인가요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거예요. 화를 내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가르쳐주는 거죠.
 
선생님께선 훈육할 때 아이 손발을 쥐고 ‘기다려’ 하고 말하잖아요.
그 방법이 어떤 효과가 있나요
 
 훈육의 기본은 자기 조절과 통제를 가르치는 거예요. 훈육 과정에서 아이들은 소리 지르거나 뒤로 넘어가거나 울기도 하죠. 이때 아이 감정을 가라앉히는 쿨링 과정이 필요해요. 내가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해야만 하는 것이 있음을 가르치는 거죠. 서양에서는 대개 ‘생각하는 의자’에 아이를 앉혀 놓는데 이렇게 하면 감정이 쉽게 잦아들어요. 그런데 이 방법은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독립된 공간에서 떨어져 지내기 때문에 가능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이 방법이 잘 안 먹히죠. 엄마와 아이가 분리되지 않는 문화와 환경이기 때문에 아이를 ‘생각하는 의자’에 앉히면 엄마 품에 더 매달려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불안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에 좋지 않죠. 그렇다고 아이를 안아 주고 쓰다듬는 행동은 아이가 훈육인지 아닌지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고안한 것이 몸으로 통제를 가르치는 방법이에요. 이때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굴복시키기 위해 세게 잡으면 안 돼요. “엄마는 너를 가르칠 거야.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릴게” 하고 팔다리를 살짝 잡고 기다리는 거죠. 그러면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이를 안정시킬 수 있어요.
 
문제행동을 하던 아이도 부모의 행동이 바뀌니 달라지던데요. 올바른 아이로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가요
아이가 참지 못하고 울고불고 화를 내며 난장질을 하는 원인은 다양해요.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반응하는 거예요. 아이가 아무리 부적절한 것을 요구하더라도 반응 하세요. 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쓰면 “사달라고?” 하고 반응을 하는 거예요. 그다음엔 약간의 공감이 필요해요. “네가 화난 거 알겠어” 하고요. 그렇다고 과장된 반응은 금물이에요. “네가 장난감을 사고 싶은데 엄마가 사주지 않아서 화가 많이 났구나” 이런 해석을 할 필요는 없어요. 간단하고 분명한 반응이면 충분해요. 그러곤 지침을 줘야 해요. 지침이란 아이에게 사정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한다고 단호하게 가르치는 거죠. “우리 아기 착하지? 다음엔 사줄게” 하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거나 아이 앞에서 쩔쩔 매는 모습은 보이지 마세요. 그 자리에서 “사줄 수 없어. 안 돼. 못 사주는 거야” 하고 말해야 해요. 지침은 늘 일관적이어야 해요. 아이가 마트에서 드러눕고 울어도 사주면 안 되죠. 너무 어릴 경우엔 차로 가서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리세요. 무조건요. “엄만 기다릴게” 하고 말을 건네면, 아이는 비로소 편안하고 안전하다는 감정을 품게 되죠. 유아기 때 부모와 관계가 잘 형성되면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돼도 부모가 ‘안 돼’ 하면 쉽게 고개를 끄덕여요. 하지만 아이가 운다고 응석을 다 들어주거나 부모가 화를 내가며 다그쳐온 관계라면, 아이가 커가면서 부모를 감정적으로 대하게 되죠.
 
마지막으로, 부모들에게 꼭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아들이 고3인데, 지금까지 저라고 왜 욱하는 순간이 없었겠어요. 하지만 단 한 번도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았어요. 때리지도 않았고, 눈 한 번 흘기지 않았죠. 노력하니 그게 가능하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만만한 엄마란 건 아니에요. 아주 단호하고 어려운 엄마거든요. 아이의 감정발달은 부모가 가르치는 거예요. 하지만 감정발달이 미숙한 부모는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없죠. 우리 아이가 정말 행복하고 마음 편한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욱해서는 안 돼요.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부모가 되기 위해, 매일 아침 이렇게 다짐하세요. 첫째, 나는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욱하지 않겠다. 둘째, 아이는 오늘도 나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셋째, 혼내는 것은 가르침이 아니다. 이 세 문장만 명심한다면 아주 훌륭한 부모로 성장할 거예요.
 
오은영 박사의 부모 십계명
√ 아이 말을 중간에 끊지 마세요
부모에게 거절당했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잃게 되니까요.
√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주세요
학습지도나 밥 차리기는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지만, 사랑 표현은 부모만이 할 수 있죠.
√ 여러 사람 앞에서 나무라지 마세요
누구나 창피 당한 기억은 잊고 싶어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는 데 방해가 돼요.
√ 때리지 마세요
부 모에게 맞으면 아이는 세상이 안전하지 않은 곳이라 느낍니다. 체벌은 부모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결과입니다.
√ 버릇없이 키우진 마세요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딱 잘라 얘기하세요. 소리 지르지 않고, 욱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요.
√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마세요
그 순간만 모면하려 하면 아이는 부모를 믿지 못해요.
√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대신 해주지 마세요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거든요.
√ 아이에게 사과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아이들은 부모를 쉽게 용서해준답니다.
√ 아이가 “엄마아빠 미워” 하고 화낼 때 너무 속상해하거나 화내지 마세요
아이가 앞으로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 아빠들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의 양보다 질에 신경을 써주세요
일주일에 한 번 놀더라도 진심으로 아이와 공감하는 게 중요해요.

[출처] 스타일러 STYLER by 주부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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