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을 잇는 사람들
평생을 함께 할 기타를 만나다
엄태흥┃73세, 수제 클래식 기타 제작 장인
고등학교 음악 교과서(2014, 교학사) 속 ‘음악과 진로’ 인물 인터뷰에 기타 제작가 엄태흥 씨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제 클래식 기타 제작자이자 장인 1호인 선친 故 엄상옥 선생은 1932년 미군이 버린 기타에서 재료를 얻어 기타를 만들기 시작했고, 스물셋 아들에게 전수한 기술은 손자에 이르기까지 3代에 걸쳐 대물림하고 있다. ‘음악을 아는 사람은 악기를 사람처럼 귀하게 여긴다’고 했던 아버지의 말씀을 아로새긴 엄태흥 씨는 내로라하는 명성에 연연하지 않고 순수한 장인의 길을 걸었다. 일흔이 넘은 나이가 믿어 지지 않을 만큼 아이 같이 맑은 그의 기타 소리는 무던히도 따듯했다. 할 줄 아는 거라곤 오로지 기타뿐이라지만, 진한 인생의 향기를 품은 장인의 연주에서는 역시나 좋은 소리가 났다.
[출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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