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 the Road _ 하늘에서 바라본 사진가의 시선 _ 오한솔 _ 사진가

지난 2022년은 도시와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 사진을 시작한 지 만 10년이 되던 해였다. 그 동안 세상은 빠르게 변해갔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전달하는 방법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여러 장의 사진을 한 번에 보기 더 적합하게 바뀌었는데, SNS의 발전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부분의 사진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사진의 비율은 가로 3:2 비율이지만,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사진을 크게 볼 수 있는 1:1 비율, 세로 5:4 비율을 많이 촬영하게 되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사진에 비해 영상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10분 내외의 긴 영상을 소비했다면 틱톡의 등장으로 짧은 영상을 선호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중들은 더 짧고 강렬한 정보와 인상을 주는 매체를 찾는다는 것을 느꼈고,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촬영함을 넘어서 동시에 대중성 있는 장르를 어떻게 찾을지 많이 고민했다.

좋은 사진은 촬영 시간대나 구성, 작가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촬영 장소이다. 어디에서 어떠한 구도로 감상하는 사람의 시선을 어떻게 둘지는 항상 어려운 문제다. 더 나은 구도와 각을 위해 때로는 높은 산에 올라가기도 하고, 건물에서 촬영하더라도 가능하면 더 높은 층을 찾는다. 이러한 구도에 대한 제약이 사라지게 하는 방법이 바로 드론이다.

드론은 원하는 위치와 촬영 각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여러 렌즈를 들고 다녀야 하는 카메라에 비해 장비도 가벼운 편이다. 다만 촬영 가능한 구역이 제한되어 있고 사전에 허가가 필요하며, 드론에 내장되어 있는 카메라가 만들어주는 결과물의 품질 자체가 전통적인 카메라에 비해서는 부족하다는 단점을 동시에 가진다. 작년 5월 드론 촬영을 처음 시작한 이후 이제 주된 분야는 카메라보다 드론이 되었다. 하늘에서 바라본 사진가의 시선은 멋진 풍경이지만, 장애물에 가리거나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만한 위치가 보이질 않는 환경에서도 눈에 띄는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해외 드론 촬영을 위한 절차는 까다로웠다. 국내에서는 자격을 이수하고 드론 원스톱이라는 사이트에서 정보에 맞게 신청하면 일주일 이내로(야간 촬영은 2~3개월) 허가가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외는 국가마다 드론에 대한 촬영 및 비행 규정이 모두 다르고, 허가 절차가 더 복잡한 경우가 많다. 1~2개월 전에 미리 신청해서 현지에서 비용을 납부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기체 등록에 필요한 수수료도 발생한다. 그래도 외국인이 해외에서 접수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어서 신청할 방법이라도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이 합법적으로 드론을 촬영하고 신청할 수 있는 절차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 여행지의 랜드마크를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은 더욱 아름다웠다. 보통 멋진 뷰를 카메라로 촬영하기 위해서는 전망이 좋은 비싼 호텔의 객실을 예약하거나 전망대에 올라가서 좋은 날씨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었지만, 드론으로 촬영하면 촬영 자체도 편리했다. 5월에 다녀온 홍콩에서는 옥상을 사용할 수 있는 숙소를 예약했고, 사람들이 없는 옥상에서 안전하게 이륙해 드론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드론 비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안전이다. 신호가 끊길 정도로 무리하게 먼 곳이나 높은 곳, 장애물의 뒤편으로 보내면 추락이나 강제 착륙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사람이 없는 곳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 비행하면 비교적 안전하다. 보통 넓은 공터나 탁 트인 옥상의 헬리포트 같은 곳이 가장 좋고,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라면 인적이 드문 새벽에 촬영하기도 한다. 특히 서울은 어디에나 사람이 많기 때문에 담당 군부대 군인이나 경찰의 동행하에 비행하는 경우도 많았다.

많은 사진 분야 중에서도 내가 여행 사진을 담게 된 이유는, 아름다운 기억이 있는 여행지를 멋진 사진 한 장을 통해 더 멋지게 기록하고 싶어서였다. 앞으로 다양한 곳에서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진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