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선시대의 정치가·군인·학자·예술인 등은 거의 남부지방 출신이었고, 북부지방의 남자는 거의 없다시피 되어 있다. 여자의 잘난 것을 미모에만 국한시켜 본다면 강계미인(江界美人)·회령미인(會寧美人)·함흥미인(咸興美人)이라는 말들이 있듯이 미인의 산지는 모두 북부지방에 있다. 남부지방에는 미인의 산지로 이름난 고장이 없다. 남남북녀라는 말은, 함경도 도민의 기질을 이전투구(泥田鬪狗)주 01), 강원도의 도민을 암하노불(巖下老佛)주 02), 제주도의 풍물을 삼다(三多)라고 평하는 것과 같이, 조잡한 관찰과 성급한 단정으로써 사실의 일부를 무리하게 일반화한 것으로 타당성이 희박하다고 하겠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사전에서)

2) '남남북녀'의 속설을 더욱 그럴싸하게 한 데에는 대중문화의 힘이 크다. 경상도 총각 이형기(신성일 분)와 평안도 처녀 강순녀(고은아 분)의 사랑을 그린 영화 '남남북녀'가 1967년 개봉했고, '남남' 조인성과 '북녀' 김사랑이 만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키워 나가는 동명의 로맨스 코미디 영화도 2003년에 나왔다. 영화 '쉬리'(1998), '풍산개' (2011)를 비롯하여 드라마 '아이리스'(2009), '스파이 명월'(2011), '한반도'(2012), '더 킹 : 투 하츠'(2012)도 남남북녀의 속설을 확대 재생산했다. (부산일보, 2013.6.11.)

3) 세상 사람들이 남남북녀를 남쪽은 남자가 잘나고 북쪽은 여자가 잘났다는 뜻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함관령(咸關嶺) 남쪽과 북쪽을 말하는 것이다. 함관령 북쪽 지방의 여자들은 키가 크고 피부가 희며 베짜기를 잘하는데, 베를 짤 때면 햇빛을 피하여 흙집에서 일을 한다. 한 해에 두 단(端)을 짜는데 그 값이 돈으로 치면 수백 금이나 된다. 시집갈 때면 넉넉한 사람은 치마를 너댓 벌이나 입고 가마 위에도 무명을 덮어씌운다. (이유원의 임하필기에서)

남남북녀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지금의 남남북녀는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가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있는 말이다. 부산아시안게임, 평창 동계올림픽 등 남북교류가 있을 때마다 북에서 보내는 미녀 응원단이 남한 남자들을 설레게 해서 그런 모양이다. 그런데 사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북한 여자들보다는 남한 여자들이 더 서구적 기준으로 미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남쪽의 처녀총각과 북쪽의 처녀총각을 연결시켜주는 남북 결혼 중개업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 사실 사업의 노하우는 이미 충분히 축적되어 있다. 남한에는 북한 여성 새터민과 남한 남성을 연결시켜주는 결혼 중개업소가 여러 군데 있다. 이런 결혼 중개업에 굳이 북한 여성이라고 한 것은 최근 들어 새터민의 80%가량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남북녀는 남한에서는 그냥 우스개 소리가 아니라 현실인 셈이다. 이들 업체의 홈 페이지를 보면 대표는 새터민 여성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어느 업체는 ‘통일형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통일부의 지정을 받기도 하였다. 이런 업체들과 제휴하여 북한에도 결혼 중개업체와 포털을 세우면 북한 사람들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남한 사람이나 그 반대의 경우를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거야 말로 남한이나 북한이나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좋은 일이다. 복 받을 일하고 애국도 하는 일이다. 그 동안은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각자의 국적을 유지하면 결혼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북한의 유명한 여배우로 삼성전자의 애니콜 광고를 이효리와 찍어서 화제가 되었던 조명애도 결국 성사되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런 불행이 다시는 이 땅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게 좋은 일을 하자면 우선 몇 가지 법적인 문제를 넘어야 한다. 우선 결혼 중개업 신고를 구청에 할 때 ‘국제 결혼 중개업’으로 해야할지, ‘국내 결혼 중개업’으로 해야할 지에 대한 선례가 없다. 남북교역의 사례로 보면 실무는 국제무역의 절차를 따르지만, 법적으로는 별도의 남북교류에 관한 법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남북한 젊은이간에 이루어지는 결혼에 대한 법적 지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결혼중개업자는 국제결혼중개를 함에 있어서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외국 현지법령을 준수하여야 하는데, 문제는 통일이 아닌 남북 경제 교류일 경우에는 북한의 법적 성격이 애매모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한에도 ‘결혼 중개업’이 허용되어 있지 않지만, 금지되어 있지도 않다. 분명 이런 법이 세워지기 전에 급한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또한 남북한 결혼 중개업자는 결혼중개 시 거짓･과장되거나 국가･인종･성별･연령･직업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 또는 인신매매나 인권 침해의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광고를 해서는 안된다. 통일의 염원을 담아 성실하게 두 사람의 인생을 맺어주는 삼신할매의 심정으로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