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 하기’라는 글쓰기 훈련이 있다. 평소에 생각해오던 방식대로가 아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와 표현들을 제멋대로 조합해 ‘낯설고 독특하지만 신선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이처럼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 하지만 틈새는 늘 80%가 아니라 20% 안에 있다. 에디터 김준성

식품 기반의 ‘IT & 플랫폼’ 기업
집반찬연구소

2016~2017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식품 & IT플랫폼’ 회사다. 마켓컬리나 쿠팡이 주목받기도 시작한 2016~2017년부터 사업을 시작했으니 반발자국 앞선 인사이트를 가지고 시작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산너머 남촌> <영월애곤드레> 등 한정식을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매장이 사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1982년생이자 2세 경영인인 박종철 대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시대’라는 걸 재빠르게 간파한 후 온라인플랫폼과 시스템을 갖춰나갔다. 온라인에서 ‘프리미엄 반찬’의 키워드를 독점하고 있고 ‘마이크로팩토리’, ‘키즈푸드 & 실버푸드’ 등등 늘 3~4년 앞을 내다본 인사이트와 실행으로, 현재에도 앞서나가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는 ‘식품 & IT플랫폼’ 기업이다.

＿ 집반찬연구소 박종철 대표

‘집반찬연구소’는 푸드테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 본래 오프라인에서 대형 식당만을 운영하다가 생소한 분야인 온라인 비즈니스로 접어들게 됐는데. 어떤 계기로 온라인으로 넘어가게 됐는지?
20대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한정식 집 <산너머 남촌>을 운영했다. 난 프랜차이즈 사업을 담당했고 총 15개 매장까지 오픈했었다. 하지만 저가의 한식뷔페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전체적인 경쟁력 또한 떨어져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 유행하면서 연달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나름 괜찮게 운영되고 있던 본점과 가맹점도 힘들어지게 되고. 그 어떤 해답도 찾을 수 없어 혼란스러운 시기에 지인으로부터 온라인 식품 몰 ‘더 반찬’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들었다. 당시엔 온라인으로 반찬이나 식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았기에 ‘더 반찬’의 사업초기 연매출은 더더욱 놀라웠다. ‘더 반찬’ 온라인 플랫폼 하나만으로도 내가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 여러 곳의 연매출을 거뜬히 뛰어넘는 숫자였으니까. 그때부터 온라인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준비하게 됐다.

그때부터 ‘맨땅에 헤딩’이 시작된 건가.
HTML부터 공부하면서 이것저것 하나둘 만들어 나가보려 했다. 당시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이름이 붙은 모든 수업은 샅샅이 찾아내 전부 수강하고 다녔다. 브랜딩 수업도 듣고 페이스북 광고, 바이럴 광고 등등 온라인과 연계된 수업들은 거의 다 찾아 들었다. 직접 온라인용 사진도 찍고 웹 사이트도 만들고. 그런데 어느 날 현타(현실 자각 타임: 어느 부분에 열심히 몰입해 집중하고 있다가 갑자기 현실을 자각하며 공허해지는 느낌의 순간)가 왔다. 하나하나 공부하면서 만들어가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몸과 마음까지 지쳐가게 된 거다. 모든 걸 내가 직접 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맙게도, 내 곁에서 온라인플랫폼 사업에 관해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던 지인 한 명이 정말 많은 의지가 됐었다. “지금 이 조언이 너의 돈 1억원 정도를 아끼게 만들어줄 거야”라는 말을 들었지만 당시엔 그게 무슨 소리인지도 잘 몰랐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보니 정말 그랬다. 여러 시행착오를 크게 줄여준 거였다. 맨땅에 헤딩은 딱 그 정도로만. 그리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 온라인플랫폼 사업을 조금씩 함께 준비해나가게 됐다.

평소엔 어디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나. 힐링이 필요할 때는 어떤 방법을 택하는지도 궁금하다.
거시적인 흐름 살펴보는 걸 좋아한다. 미래에 다가올 흐름을 살펴보는 동시에, 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지금의 난 뭘 준비해야 할지도 미리 찾아보고 실행하려 노력한다. 물론 그게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생각을 정리하며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다. 혼자서만 끙끙대며 고민하면 생각이 더 꼬이게 되더라. 힐링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1~2주 정도 자가 격리를 한다. 그렇게 모든 생각을 지우고 나면 편안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럴 땐 또 회사에 복귀해서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방전되어버린 에너지가 다시 생기기 시작하는 거겠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두 가지는 쓰러지지 않는 힘, 그리고 회복력이다. 죽을 것 같던 스트레스와 어려움도 내성이 생기게 되면 한결 버티기 쉬워지더라.

앞으로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
추석이나 설날음식, 1인 가구를 위한 상품들도 출시하고 있다. 향후에는 어린이 또는 어르신들을 위한 키즈푸드 & 실버푸드 또한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것저것을 찾아보고 고민하며, 궁극적으로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 되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100% 식물성 고기
지구인컴퍼니

100% 식물성 원료로 대체육을 만들어 유통·판매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1979년생 민금채 대표가 2017년 설립한 후 농산물 재고를 활용한 ‘못생긴 자두병조림’, ‘못생긴 포도즙’, ‘못생긴 사과즙’, ‘못생긴 귤 스프레드’ 등을 출시하며 투자유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농가의 재고를 줄이는 동시에 수익을 높이기 위한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상으로 곡물을 활용한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Unlimeat)’ 시리즈를 출시했다. 2019년 ‘언리미트 밥버거’로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 2000%를 달성했고 2020~2021년엔 홍콩 레스토랑 론칭, 런던 푸드테크 500 선정, 미국 LA수출, 써브웨이 ‘언리미트 샌드위치’ 론칭, ‘언리미트 풀드 바비큐’ 론칭, 그리고 투자사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100% 식물성 원료로 대체육을 생산하는 공장 ‘지구인 팩토리’에서는 품질관리를 위한 위생시스템 & 최첨단 생산라인 구축, 식물성 전용 생산설비 등을 갖추고 있으며 도미노피자·CU·로봇김밥·캘리포니아피자키친·크리스탈제이드·마켓컬리·SSG·쿠팡 등 총 30여 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홍콩과 중국, 베트남, 대만, 호주, 미국 등에 수출 중이기도 하다.

 지구인컴퍼니 민금채 대표(사진 맨 왼쪽)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육은 아직까지도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다. ‘맛있는 고기가 있는데, 굳이 대체육 찾아먹는 사람들이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고. 100% 식물성 원료의 대체육 시장을 선도해온 기업으로서, 근황은 어떤지 듣고 싶다.
사업을 시작한지는 4년가량 됐다. 100%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슬라이스·패티·풀드포크 등을 개발한 것은 3년 정도. 2020년 하반기부터 제조생산을 하기 시작했고, 도미노피자·CU·로봇김밥·캘리포니아피자키친·크리스탈제이드 등등 총 30여 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외엔 홍콩·중국·베트남·대만·호주·미국 등에 수출 중이다. 수요의 증가를 맞추지 못해 현재는 충북 제천에 1만3223m²(4000평) 규모의 공장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월 500톤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7년, 서른아홉 되던 해에 ‘지구인컴퍼니’를 설립하고 2018년부터는 대체육 연구개발에 돌입하게 된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어려운 일들 아니었을까.
스타트 업 기업이 뭔지도 몰랐고,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재무와 노무를 알아야만 한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 그냥 무턱대고 창업을 했던 거다. 주변에서는 당연히 반대가 심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서 돈을 제대로 벌지도 못할 것 같은 일에 뛰어드니, 당연한 반응들 아니었을까 싶다. 기업투자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니 주변의 스타트 업 선후배들에게 일일이 물어보며 하나하나 해결해나갔고,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만 같아 매일 매일이 불안했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분명했다. 돈을 잘 벌 수 있는 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 내가 뛰어든 이 분야의 문제는 내가 꼭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그런 확신 같은 것이 나를 이끌었다.

회사운영과 경영도 쉽지 않았겠지만, 대체육 연구개발은 전문가부터 찾아야 했을 텐데.
고기의 식감과 풍미를 그대로 구현해내기 위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됐다. 당시, 식품 전문가 분들을 찾아가 대체육을 설명하면 “지금껏 본 적이 없는 거니까 사와서 보여달라”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 이래저래 가장 힘든 건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자금이었다. 자본금 1억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전문가들을 찾고 R&D 연구실을 만들기까지 딱 1년 반 정도가 걸렸다. 그리고 제품 몇 개를 만들고 나니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새벽에는 코딩 아르바이트를, 오후나 저녁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회사 운영을 힘겹게 이어왔다. 원래 머리만 대면 잠이 드는 스타일인데 당시엔 불면증도 생겼다. 대체육 연구개발을 위한 과정은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그렇다면 지구인컴퍼니의 ‘언리미트’ 시리즈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
2020년, 홍콩에서 ‘언리미트’ 시리즈를 선보였다. 당시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 대체육으로 유명한 글로벌기업들은 패티 제품을 들고 나왔었는데, 지구인컴퍼니는 슬라이스 제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20년 상반기부터는 서서히 해외에서 주문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와 도미노피자 등등 글로벌 외식기업들은 연중 정기적으로, 건강식과 비건 등의 메뉴들을 필수로 출시해야만 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기도 했다. 특히 국내 식품산업시장에서는 품질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지구인컴퍼니가 가장 앞서 나가있는 상황이었기에 외식기업과 브랜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등으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사업 초창기, 주변에서 늘 불안하게 바라보며 걱정해주시던 분들도 지금은 “그때 사업한다고 한 걸 말리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얘기하신다. 그때보다 더 어른스러워지고 단단해졌다고, 이제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물로 보여주라며 응원을 해주신다. 힘들었던 과정만큼이나 좀 더 퀄리티 높은 제품들로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다.

하고 싶은 일이기에 지치지 않고 지금에까지 온 것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그 과정이 너무 험난하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했다. 식품산업분야, 그리고 회사경영에 대한 지식과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분야인 대체육 시장에 무턱대고 뛰어든 거니까. 수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게 정말 굉장하다고 느꼈다.
사업 초창기 회사운영이 어려웠을 때, 자신이 받는 급여가 짐이 될까봐 퇴사를 한 이사님이 한 분 계신다. 그 이사님께서는 내가 쉽게 포기할 줄 알았다고, 그런데 지금 보니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고 얘기하신다. 평소 수영이나 마라톤을 즐기는 편이다. 해외 유명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풀코스를 뛰었던 적도 있다. 단거리 달리기는 약할지 모르지만 장거리 달리기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더군다나 내가 하고 싶은 일에서는 쉽게 지쳐버릴 수 없다.

‘축산업 + A.I. 기술’의 첫 시도
안심 LPC & 어니스트 초이스

한우 육가공 전문벤처회사 ‘안심 LPC’는 한우 숙성육(��에이징)에서부터 신선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분육 제품 공급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2021년 연매출은 600억원으로 예상되며, 총 200여 곳의 거래처를 가지고 있는 대형 육가공유통회사이기도 하다. 2015년에 법인을 설립했고, 국내 최대 규모의 991m²(300평) 육가공공장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대형마트에서부터 학교급식, 관공서 등에 이르기까지 총 200여 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안심 LPC의 가장 큰 강점은 전국에서 가공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 연간 1만두 이상을 생산하고 있고 생체도축과 부위별 가공생산, 검사, 유통, 원가산출, 출고와 재고관리, 그리고 거래처 납품과 유통 등 모든 과정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가공장의 생산시설은 모두 HACCP 인증을 받은 곳. 생산·유통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으니 제품 위생과 안전성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의 신뢰를 가질 수 있다.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표창 수상, 품질경영시스템인증, 환경경영시스템인증도 받은 바 있으며 자체적으로는 단계적인 수직계열화를 만들어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 안심 LPC & 어니스트 초이스 배수형 대표

B2C를 겨냥한 온라인 플랫폼 igogi(아이고기)를 앱스토어에 출시했고, 유통판매·외식사업의 범주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벅찰 것이라 생각하는데,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라 들었다.
현재 충북 음성군에 대지 4958m²(1500평), 건평 1652m²(500평) 규모의 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다. 축산업·육류가공 유통에 A.I.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 경영진과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들까지 보강한 상태다. 소비자들이 고기를 구매할 때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A.I. 기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완벽하게 구축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2021년엔 대기업으로부터 1차 투자를 받았고, 앞으로 2~3차 투자로까지 이어나갈 계획이다. 안정적인 시스템 만드는 것에만 집중하고, 2022년엔 꾸준히 연구개발에 더 투자해서 연매출 800~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축산업 유통판매와 A.I. 기술이 어떻게 접목되어 구현될지 궁금하다. 국내에서 이런 시도는 처음 아닌가.
그렇다. 축산업 유통판매에서는 일반적으로 A.I.를 잘 떠올리지 않는다. 설혹 떠올린다고 해도 아예 ‘다른 분야’ 또는 ‘나와 상관없는 분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다들 A.I. 쪽으로는 전문가도 아니고 깊이 아는 게 없다고 생각하니 아예 손을 대지 않으려 한다. 연구개발 투자의 경우에도 다들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늘 알고 있는 것’, ‘큰 손해 없이 안정적이면서도 단기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멀리 내다보며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또 다른 것’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내가 모든 걸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외부에 전문가는 많으니까. 연구개발도 투자도 눈앞의 안전함과 익숙함만 찾기 시작하는 순간, 시장선점은 불가능하다. 더 나은 발전 또한 없다고 본다.

전혀 새로운 분야에의 도전,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가.
투자를 이끌어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 누군가를 설득하고 확신을 주는 건 언제나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 회사엔 10년 넘게 근무하는 직원들이 꽤 많은데, 이처럼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불안해하며 걱정스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가지게끔 만들려 한다. “우리는 새로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나아가는 중이고, 때문에 여타의 육가공회사들과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자부심을 가져라”라고. 물론 직원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혼자 앞으로의 계획과 투자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서 할 수밖에 없지만. 별 수 있나. 새로운 방향으로 간다는 건, 어차피 수많은 의문과 불안을 한편으로 밀쳐두고 이끌어가는 것이다. 언제 어느 시대에서나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일은 늘 그래왔다. 요 근래 미국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도 “주변에서는 쿠팡이 적자라고 고민들을 해준다. 그러나 난 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에의 투자를 미리 한 거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지 않나. 그런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본다.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이라면 좀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여 년 후, 어떤 기업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지.
축산업과 IT를 접목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고 꿈이다. 궁극적으로는 축산업 분야의 애플과 같은 기업이 되기를 꿈꾼다. 현재 한국의 축산유통업은 생산은 농가가, 유통은 해당 전문 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와 같이 생산에서부터 가공, 유통, 판매를 모두 아우르는 패커(Packer) 기업이 전무한 상황이다. 하지만 ‘안심LPC & 어니스트 초이스’는 모든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패커다.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충분히 완충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육류유통은 더 빠르게, 등급은 훨씬 더 간단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돌려줄 수 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직원복지를 시스템화하는 것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먼 훗날에 기업공개를 하게 되면 직원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을 좀 더 디테일하게 다듬어나가고 싶다.

외식·문화콘텐츠 크리에이티브 팀
321 플랫폼×올어라운드

321플랫폼 – 외식업과 관련된 공간디자인·문화콘텐츠·제품화 등등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 기업이다. 1978년생인 <박가네빈대떡> 추상미 대표를 중심으로 새롭게 기획하고 만들어진 전문가집단이기도 하다. 현재 광장시장의 건물 하나를 구입해 1~4층까지를 새롭게 리뉴얼하고 있는 중이며 각 층마다 그로서리·키친·와인바 등등의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다. 얼핏 전통시장 안에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결국 전국 전통시장의 활성화, 새로운 문화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 전국 전통시장 제품을 대상으로 한 콘테스트 & 어워드를 기획 중이기도 하다. 광장시장 안에 9월 중 오픈 예정인 321플랫폼의 첫 프로젝트는 지하 1층과 지상 4층의 건물 안에서 구현될 예정이며 각층의 규모는 105m²(32평) 내외라고 한다.

좌측으로부터 321플랫폼 추상미 대표·오승준 운영기획팀장·류시형 운영기획총괄, 올어라운드 김성규 대표

<박가네빈대떡> 2개 매장이 잘 운영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새로운 걸 하게 됐나. 321플랫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추상미 대표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박가네빈대떡>을 내가 직접 맡아 운영한지는 7년 정도 되는 것 같다. 4년째 되던 해부터는 뭔가 스스로 정체된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새로운 자극과 함께 발전적인 계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광장시장을 위한 프로젝트였다. 손님들이 <박가네빈대떡> 뿐만 아니라 시장을 다시 찾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시도해보자고 생각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SNS용 사진을 찍었을 때 예쁘게 나오는 공간까지 필요로 한다. 그러나 시장이라는 곳은 그렇게 예쁜 공간이 늘 뒤편으로 숨어있다. 그걸 끄집어내는데 주력해보자고 생각한 것이다. 321플랫폼의 시작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 전혀 다른 생소한 분야다. 주변의 반대는 물론이고, 새롭게 시작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분명 많았을 텐데.
추상미 대표 부모님과 주변의 반대가 있었던 건 당연하다. <박가네빈대떡> 매장을 운영하는 것만 신경 쓰며 안정적으로 가는 게 맞는 길일 수 있지만, 스스로가 정체된 느낌으로 돈만 버는 일은 그리 재미있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엔 모든 걸 무작정 혼자 시작했다. 공간구성·디자인·인테리어·브랜딩 등등 이것저것 자료를 찾고 끙끙 고민해가며 직접 만들어 나가보려 했다. 하지만 서로 다른 분야들의 밸런스를 맞추면서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데 그런 걸 하지 못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니 당연한 거였다. 게다가 321프로젝트를 만들고 난 후 그냥 그걸로 끝나버리면 소용이 없었다.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연속적으로 이어나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전문가들의 팀을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박가네빈대떡> 매장의 경우엔 기존 시스템의 효율성을 좀 더 살리고 홍보에 힘을 싣는 것, 그리고 딜리버리나 HMR 사업 등을 통해 브랜드와 시스템을 확장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녹두빈대떡·고기완자전 등을 HMR 제품으로 개발해 마켓컬리와 코스트코 등의 온오프라인 채널에 공급하기 시작한 것도,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것도 모두 브랜드와 시스템의 확장을 위한 것이었다. <박가네빈대떡>이라는 브랜드, 그리고 나 자신 또한 편안함에 안주하는 순간 퇴보한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을 꾀한 기간이었다.

321플랫폼의 각 구성원들은 어떻게 모이게 됐나.
추상미 대표 우선, 운영기획총괄 류시형 이사는 여러 외식브랜드의 기획을 담당했었고 스타트 업에서도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운영기획팀 오승준 팀장은 ‘더현대서울’의 <박가네빈대떡>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다가 합류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올어라운드’ 김성규 대표는, 저서 《기획자의 습관》으로 잘 알려진 ‘엘레멘트컴퍼니’ 최장순 대표의 추천으로 함께하게 됐다. 본질에 포인트 둔 공간디자인을 하신다고 해 더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세 분 모두 ‘삼고초려’하는 마음으로 모신 분들이다. 이 모든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 때 321플랫폼을 시작하게 됐다.

321플랫폼의 첫 프로젝트는 어떤 내용인지.
추상미 대표 현재 이 건물은 30여 년 넘은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광장시장 역사의 일부분을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21플랫폼의 첫 프로젝트는 이 건물을 리뉴얼해 브랜딩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데, 광장시장의 역사와 문화를 새로이 만들어나가는 것은 물론 메뉴개발과 제품판매까지 동시에 할 예정이다. 1~4층까지 각각의 공간을 새롭게 꾸며 ‘시장 안에도 이런 공간이 생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싶다. 하지만 시장의 본질, 즉 익숙한 것 안에서 또 다른 새로운 것들을 발굴해내는 작업은 그리 쉽지 않다.

각각의 층엔 어떤 공간을 만들어낼지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과 토론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추상미 대표 1~2층의 공간을 어떻게 꾸밀지에 대해서는 이미 명확한 계획이 있었다. 광장시장 <상미원>에서 쌀로 만든 베이커리나 과일주스를 판매하는 등 일본 현지 식료품점과 같은 비주얼의 시도는 여러 번 했었다. 이 건물 1층에도 HMR·각종 굿즈 등의 제품도 함께 판매하는 ‘펍(Pub)과 연계된 그로서리’의 방향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또 2층에는 주방을 만들어 1층의 각종 메뉴들, 그리고 ‘더현대서울’ 매장에 들어가는 <박가네빈대떡> 제품들을 제조·가공·생산할 계획이다. 3층은 이미 사무실로 꾸며놨고, 4층엔 광장시장이 내려다보이는 와인 바를 계획 중이다. 기획단계 초기엔 ‘시장 안에서 그로서리와 와인 바가 잘 어울릴까’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현재 방향은 그렇게 잡고 있다. 우선 이렇게, 브랜드의 생각과 방향을 정해놓고 상황마다 기민하게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21플랫폼의 명함 뒤엔 ‘hidden hour’라는 단어가 표기돼있는데, 시장 안 곳곳에 숨겨진 시간들을 찾아내어 새롭게 드러내고자 하는 목표를 의미한다. 그 방향성은 절대 흔들리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공간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김성규 대표님은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도 듣고 싶다.
김성규 대표 우선 이 프로젝트가 흥미롭다고 느낀 건, 시장은 수평적으로 펼쳐지는 ‘길’의 공간인데 이 건물로 인해 수직적으로 새로운 풍경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런 의도를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다는데 흥미를 느꼈다. 공간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렵다고 느낀 점은 버려진 건물을 활성화시킨다는 것, 환경을 파괴하거나 많은 건축자재들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가는 게 너무 어려운 부분이다.
하나의 방향을 정한 후 서로 다른 생각의 구성원들을 설득하며 이끌고 간다는 건, 그만큼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얘기다. 추상미 대표의 강점은 어떤 부분인지, 각 구성원들의 생각도 듣고 싶은데.
류시형 이사 추상미 대표님의 강점은, 어떤 방향을 정했으면 그 길을 명확하게 하고 흔들림 없이 뚝심 있게 밀고 나간다는 점이다. 그런 것들은 최고의 강점이라 생각한다.
오승준 팀장 청사진이 구체적이고 디테일하다. 믿고 따라갈 수 있겠다는 신뢰를 준다.
김성규 대표 맞다. 신뢰를 많이 주는 편이다. 특히 공간디자인에 있어서는 전체를 맡겨주고 신뢰를 한다. 무조건적인 지지라고나 할까.
추상미 대표 김성규 대표님은 공간디자인 기획안이나 도안을 보여줄 때 “이것보다 몇 배 더 잘 구현될 수 있을 거다”라고 말씀하신다. 물론 전체적인 방향은 내가 정하는 것이겠지만, 디테일을 담당하는 그 분야의 전문가는 당연히 믿어줘야 하는 게 아닐까. 큰 방향에 있어 일치하는 거라면 세부적인 디테일들은 당연히 전문가 분들께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321플랫폼은 우선, 첫 번째 프로젝트를 잘 끝내는데 집중해야겠지만 그 다음 단계의 계획도 이미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추상미 대표 당분간은 광장시장의 새로운 문화 & 흐름을 만드는데 집중할 생각이다. 광장시장의 모든 분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이 다음 단계로 계획하고 있는 건 ‘광장시장 상인 분들의 제품들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브랜딩 할 것인가’다. 이러한 단계를 거친 후엔 전국 전통시장의 제품들을 대상으로 한 콘테스트 & 어워드를 구상 중에 있다. <박가네빈대떡>이 광장시장의 역사를 기반으로 해 성장했듯이, 이제는 전국 시장의 활성화에 좀 더 힘을 보태고 싶다.

신선회 테이크아웃
생선씨 그로서리

2021년 2월,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33m²(10평) 규모로 오픈한 이 매장은 해산물을 테이크아웃해 먹을 수 있는 식료품점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식료품을 골라 구매할 수 있는 유럽풍 그로서리가 요즘 곳곳에서 자주 보이고 있는데, <생선씨 그로서리> 또한 이러한 트렌드에 걸 맞는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이기도 하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그 밖의 식료품들을 주제로 한 고급스런 매장들은 이미 많은데 해산물을 콘셉트로 한 매장은 쉽게 찾아볼 수 없어 더더욱 주목받고 있는 곳. 모둠숙성회·한치회·1인 혼술세트·고등어 초절임·연어회·해삼·가자미·병어·뽈락·청어·후토마키·장어덮밥 등의 해산물은 물론이고 각종 와인과 치즈, 햄, 소스 등의 안주거리와 곁들임 음식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1982년생 최시준 대표가 기획, 운영하고 있는 매장.

생선씨 그로서리 최시준 대표

유럽 식료품점 느낌의 스시 & 횟집.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공간인데, 어떤 계기로 기획하게 됐나.
2017년부터 생각해오던 콘셉트였다.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백화점에 가면 별별 어종을 다 볼 수가 있는데, 동네 근처에서는 그럴 수가 없지 않나. 우리가 늘 가까이서 찾는 동네 매장에서 다양한 어종의 신선회도 사다 먹고, 스시나 그 밖의 식재료들도 구매해 먹을 수 있는 식료품점 느낌의 매장이 있으면 했다. 그런 생각을 늘 해오던 중 우연히 포털 사이트에서 일본 현지의 해산물 전문매장 관련 글을 읽게 됐다. 당시, 국내엔 그런 게 없었고. 그렇다면 내가 먼저 시도해보고 싶었다. 여러 해산물을 테이크아웃할 수 있는 유럽풍 느낌의 식료품점 ‘생선씨 그로서리’는 그렇게 오픈하게 됐다.

이게 첫 외식업인가? 수많은 아이템 중에서 굳이 해산물을 선택한 이유는.
대학에서는 호텔외식전공, 졸업 후 CJ에서는 해외영업을 했었다. 그리고 2011~2012년쯤에는 지인과 함께 국내에 씨푸드 Bar <버블앤코클스>을 오픈해 손님들에게도 괜찮은 반응을 얻었다. 영국 유학 중에 랍스터를 즐겨 먹었는데, 당시 FTA로 인해 랍스터 수입가격도 나쁘지 않아 시작했었다. 굴과 랍스터, 백합조개찜, 키조개 관자 등등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부담 없는 가격에 준비해서 나름 괜찮게 운영됐었다. 매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굴 도매와 유통도 함께 했다. 굴 외의 다양한 해산물들을 받아 식당에 납품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일을 하게 된 것 같다.

신선도 관리가 어렵지 않나. 육고기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어떤 부분이 장점이라고 생각하는지.
난 요리사가 아니다. 때문에 음식을 잘 하지도, 깊이 알지도 못한다. 그러니 서양식은 아예 할 수 없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전문점을 운영해보고 싶기도 한데 숙성이나 커팅, 불판 등등 공부해야 할 것이 정말 많더라. 그에 반해 해산물의 경우엔 재료를 잘 보는 눈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신선하기만 하면 특별한 간을 하지 않아도 맛있고, 얼음이나 아가미만 봐도 어느 정도 신선한지를 파악할 수가 있다. 지금까지 해산물과 관련된 일을 계속 해오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생선씨 그로서리> 외에 운영 중인 매장은?
<방울과 꼬막>이라는 해산물 포장마차 두 곳을 운영 중이다. 둘 다 66m²(20평) 정도의 규모인데 2~3년가량 됐다. 매운 돼지갈비탕과 우니, 육사시미와 전복 회, 대합구이와 같은 메뉴들을 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포장마차와 같은 분위기가 술 먹기 가장 편하더라. <생선씨 그로서리>는 2021년 2월쯤 33m²(10평) 규모로 오픈하게 됐다.

<생선씨 그로서리>에서는 어떤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나. 월평균 매출도 알고 싶다.
스시나 후토마키 종류가 40%, 즉석조리와 나베 종류가 20%, 신선회가 20% 정도 비율로 판매되고 있다. 그 외에 요리와 곁들여먹을 수 있는 통조림이나 치즈, 와인 등등의 것들을 추가로 구매해가는 분들이 많다. 오픈 당시 매출은 7000~8000만원이었고 현재의 월평균매출은 5000만원 내외다. 33m²(10평) 규모에서 테이크아웃으로만 운영된다고 생각했을 때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이 건물 지하에 26m²(8평) 정도의 작은 공장도 가지고 있는데, 즉석에서 신선하게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나중엔 노량진 수산시장 안에 공장을 세워 소량의 스시를 제품화해 각 마트 등에도 판매해보고 싶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콘셉트의 매장, 아무래도 처음이기 때문에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을 거라 생각되는데.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다루는 고급 정육점들은 많은데, 해산물이나 생선가게를 고급스럽게 풀어낸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한국에서도 생선가게의 변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콘셉트의 매장이어서 그런지 ‘생선가게인지 스시집인지’ 물어보는 손님들이 많다. 가끔씩은 메뉴판을 달라고 하는 손님들도 있고. 그날그날 들어오는 생선을 하루 3번 손질해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한다는 설명을 매번 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콘셉트의 매장이라 손님들도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 33m²(10평) 규모의 매장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더 넓은 공간에서 다양한 제품을 비치해두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텐데.

뭔가 또 다른 시도를 구상 중인 게 있나.
우선 노량진 수산시장 안에 자체 공장을 마련해 생선회 필링제품이나 소량의 스시 등을 만들어 마트에도 공급하고 밀키트 제품 또한 생산해보고 싶다. <생선회 그로서리>의 직영점도 1~2곳 오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낱개로 판매하는 스시, 참치와 연어·성게알 등을 저가형 오마카세로 구성해 제품화하는 것 등등의 구상도 하고 있다. 결국엔 밀키트와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나 싶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돼지갈빗집도 오픈해 운영해볼 생각이다.